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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나를 위해 웃다

나를 위해 웃다
  • 저자정한아
  • 출판사문학동네
  • 출판년2011-08-24
  • 공급사(주)북큐브네트웍스 (2013-01-17)
  • 지원단말기PC/전용단말기/스마트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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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잠이 오지 않을 때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생각해.

    가령 색과 같은 것들, 지어낸 이야기들, 상상 속의 감정들, 너에 대한 꿈들.

    아무리 되풀이해도 반복되지 않는, 끝나지 않는 음악들.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달의 바다』의 작가 정한아 첫 소설집!



    2007년 장편소설 『달의 바다』로 제12회 문학동네작가상을 수상하며 문단과 독자들의 관심과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소설가 정한아가 첫 소설집을 선보인다. 문학동네작가상 수상 후 이 년이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바지런하게 발표해온 총 여덟 편의 소설들은 데뷔작 『달의 바다』에서 보여주었던 ‘삶에 대한 긍정’의 자세를 잃지 않으면서도, 한결 더 깊은 시선으로 우리의 삶을, 사람 사이의 관계를 더듬어간다.





    따뜻한 눈길로, 묵묵한 발걸음으로 걸어가는 삶 속으로



    나는 세상을 조금도 이해할 수 없었지만

    왠지 지고 싶지는 않아서 입을 크게 벌리고 웃었다.

    _「아프리카」 중에서



    정한아 소설의 인물들은 저마다 상실과 결핍에서 비롯된 아픔을 가슴 한구석에 품고 있다. 그것은 가족의 상실 혹은 소통의 부재, 때론 연인과의 이별, 현실에 대한 망각 등에 기인한 것이다. 이 미터가 넘도록 계속 자라고 있는 ‘엄마’는 세상의 외면에 늘 외로웠고(「나를 위해 웃다」), 사랑스러운 동생은 이제 ‘목걸이’로 남았을 뿐이다(「마테의 맛」). 한국에 남겨두고 온 연인과는 전화 통화조차 되지 않으며(「천막에서」), “지금 여기”에 대한 감각을 모두 잃어버린 순간 할머니는 ‘현재’가 아닌 ‘과거’를 살게 된다(「휴일의 음악」).



    그러나 이들은 결코 호들갑스럽게 자신의 아픔을 내비치지도, 떠나는 것을 붙잡으려 질기게 애원하지도 않는다. 다만 지금 서 있는 그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할 뿐이고, 때로는 마음을 다잡고 깨끗하게 포기하는 길을 선택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크게 되는 것만이 나의 의지”라고 자신에게 속삭이고(「나를 위해 웃다」), 주머니 속 ‘아프리카’를 만지작거릴 뿐이고(「아프리카」), 다른 이를 마음에 품고 있는 엄마를 질책하는 대신 보조석이 달린 자전거를 타고 마중을 나가는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리며(「댄스댄스」), 허밍과 함께 돌아간 과거에서 비로소 자신의 삶을 이해하게 된다(「휴일의 음악」). 정한아의 소설에서 그려지는 이러한 모습들은 그저 현실에 대한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의존하는 수동성에서 벗어나 혼자 힘으로 발 딛고 서서 이 세상을 살아가려는 묵묵한 발걸음으로 읽힌다.





    하얀 종이 위로 떨어진 한 방울 잉크처럼 서서히 번져가는 이미지들 속으로



    또한 정한아의 소설은 “곳곳에서 피어오르는 이미지를 함께 상상해가며 읽을 때 더 풍부해”진다는 문학평론가 차미령의 지적처럼 곳곳에서 드러나는 불과 열, 물의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배치하고 있다.



    「아프리카」의 ‘나’는 “열에 들뜬 밤이면 스스로의 체온에 깜짝깜짝 놀라” 잠을 깨고, 「댄스댄스」의 아버지는 어릴 적 “고열”로 인해 한쪽 다리가 불편해지는 장애를 얻게 되며, 「의자」의 한 목수는 “열병”으로 청력을 잃은 뻔한 과거를 갖고 있다. 또한 끊임없이 자라나는 엄마는 “솟아오른 불길”처럼 취급되며(「나를 위해 웃다」), 약혼자가 전처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는 ‘품어안을 수도 없고, 어디로 튀어 불을 낼 수도 있는’ “불씨”에 비유된다. 몸 안, 혹은 몸 바깥에서 불과 열의 이미지는 그래서 늘 등장인물들을 힘겹게, 아프게 만드는 원인이자, 소동과 사건을 일으키는 주범이 된다.



    그리고 이러한 ‘불’과 ‘열’을 잠재우는 것이 바로 ‘물’이다. 그것은 태아를 품고 있는 양수이거나(「나를 위해 웃다」), 몸을 진정시키기 위해 마시는 차가운 물 한 모금이기도 하고(「첼로 농장」), “물결 같은 목소리의 여자들이 부르는 오페라”(「아프리카」)이기도 하다. 각각의 작품에서 드러나는 이러한 물의 결들이 뜨거운 삶, 피곤한 일상에 지친 영혼들을 부드럽게 감싸안아주는 위안처가 되는 것이다.





    언 몸을 녹이고 굳은 마음을 트이게 하는 열린 감각의 힘!



    ‘삶에 대한 긍정’을 믿고, 속 깊은 눈길로 타인의 고통을 헤아리며 아픔 그 자체를 온몸으로 보듬어주는 정한아 소설의 매력에 이미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어왔다. 그러나 단지 ‘긍정’이라는 키워드 한 가지만으로 소설가 정한아를 정의하는 것은, 앞으로 보여줄 것이 더 많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의 작가를 온전히 설명하기엔 한참 부족하다. 첫 소설집 『나를 위해 웃다』를 통해 정한아가 보여주는 ‘언 몸 녹이고 굳은 마음 트이게 하는 열린 감각의 힘’과 다양한 이미지를 통해 구현되는 개성적인 소설미학은 앞으로도 꾸준히 작품활동을 해나갈 이 믿음직한 젊은 작가의 앞날에 더욱 기대를 품게 한다.



    소설가 정한아에게는 험한 세상에 귀를 잃고 다리를 잃고 바닥없이 전락한다 해도 춤추고 노래하고 꿈꾸기를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그 믿음으로 삶을 다시 시작하겠다는 작지만 강인한 의지가 있다. _차미령(문학평론가)



    정한아의 성장 서사는 ‘성숙’이나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외형적으로 인물들은 다만 그 자리에 서 있다. 그들은 지금 당장 삶에 대한 어떤 다른 선택과 모색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의 내적 변화는 그 자리를 살아가는 태도의 이동을 암시한다. 그 변화는 나와 타인들의 삶이 처한 현실과 꿈에 대한 무한 긍정이다. 현실과 꿈은 적대적 관계에 속한 것이 아니라, 꿈이 수락되면서 동시에 현실의 삶도 수락된다. 그 지점에서 특유의 서정적인 문체에 감싸인 동경의 지리학은 연민의 윤리학이 된다. _이광호(문학평론가)



    *



    「나를 위해 웃다」 외할머니 뱃속에서 나올 때부터 남들보다 컸던 우리 엄마. 엄마를 대신 맡아 키웠던 노파마저 세상을 떠나고 혼자 남겨졌을 때도, 엄마를 위안해주는가 싶던 사람들이 하나둘 곁을 떠날 때도 엄마는 끊임없이 자라고 있었다. 세상의 규격에 따르기 위해 늘 허리를 굽혀야 했고, 늘 외로웠던 엄마가 꾸는 꿈은 무엇일까.



    「아프리카」 영업금지법 때문에 골목 안 가게들이 하나둘 문을 닫고, 골목을 떠난 업주들은 불법 안마시술소나 마사지숍을 차린다고 해도 우리 가게 사장 할머니는 꿈쩍도 안 한 채 영업을 계속한다. 열 명이 넘던 언니들은 차례로 가게를 떠나고 이제 남은 건 수진 언니, 미영 언니, 그리고 나뿐이다. 위로가 필요할 때마다 주머니 속 ‘아프리카’를, 뜨거운 심장 모양의 아프리카 대륙 끝자락을 만지작거리는 나는 이제 어디로 가야 하는 걸까.



    「첼로 농장」 그에게서 우리의 관계가 끝났음을 일방적으로 통보받고 난 뒤 나는 그저 몸을 웅크릴 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런 나를 보다못한 언니가 나를 끌고 터키 여행을 떠나지만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 내게 언니가 화를 내며 돌아간 길에 한참 서 있다가 이스라엘의 협동농장 키부츠에서 일하고 있다는 한국 아이들을 만난다. “거기에서는 모든 걸 다 소진할 수 있어.” 이 말에 나는 키부츠로 향하는데……



    「마테의 맛」 아버지는 일 년에 하루, 직접 구해온 최고급 재료들로 아르헨티나 요리를 한다. 그런 아버지를 보며 어머니는 그저 “별일 아니다. 아버지는 기억을 담아둘 데가 필요한 것”이라고 할 뿐이다. 그녀가 여덟 살 때 가족 모두가 이민을 갔던 아르헨티나. 그곳에서의 어떤 기억이 아버지로 하여금 요리를 만들게 하는 것인가.



    「의자」 결혼식을 앞두고 갖고 싶은 게 있냐는 약혼자의 물음에 나는 할머니의 나무의자를 떠올린다. 내가 어릴 적, 할아버지 병수발로 지친 하루 일과를 마무리한 할머니가 늘 앉아 책도 읽고 뜨개질도 하던 그 나무의자. 그 의자를 찾기 위해 사진을 들고 전통목공 공방을 찾아다녀봐도, 여간한 시간과 노력이 아니고서는 만들 수 없는 의자라고 고개를 내젓는 목공들뿐. 대체 할머니에게 그토록 정성을 다해 만든 의자를 선물한 사람은 누구였을까.



    「댄스댄스」 아버지는 내게 모든 걸 다 잃어도 품위를 잃어서는 안 된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어릴 적 고열로 한쪽 다리를 절게 된 아버지이지만, 자전거를 타고 신나게 달릴 때만큼은 아무 장애가 없는 듯 보인다. 텔레마케팅 일을 하는 엄마와 모조보석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나, 고등학교에 다니는 동생은 매일 아침 아버지의 배웅을 받으며 각자 회사와 학교로 향하고, 그러던 어느 날 엄마의 회사 사람이 아버지를 찾아오는데……



    「천막에서」 방수포 제조회사의 중국 본사에서 근무하게 된 ‘나’는 한국에 있는 여자친구와 계속 전화통화가 되질 않는다. 대형 거래처는 단가를 낮추지 않으면 계약 연장을 하지 않겠다고 버티고, 사이클론이 덮친 동남아국가에서 구호활동을 하는 단체는 빨리 물건을 보내달라고 아우성이다. 그 때문에 회사가 온통 어수선한 와중에도 나는 여자친구가 보내온 ‘돌멩이’를 찬찬히 살펴보며 생각에 잠기는데……



    「휴일의 음악」 형부의 오랜 친구인 윤과 만난 지 일 년이 지났을 즈음 나는 윤의 집으로 이사를 했고, 그와의 생활이 익숙해졌을 무렵, 이혼을 준비중이라던 윤의 아내로부터 그를 만나러 오겠다는 연락이 왔다. 그후로 나는 주말마다 오는 윤의 아내와 아이들을 피해, 할머니가 지내고 있는 요양원으로 간다. 관자엽 이상으로 현실지각을 잃곤하는 희귀한 병을 앓고 있는 할머니는 평소엔 지극히 일상적인 생활을 하다가도 허밍과 함께 한순간 과거의 기억에 빠지곤 한다. 할머니가 흥얼거리는 멜로디 속에는 내가 알지 못하는 감정, 시간, 과거가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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