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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내가 없는 세월

내가 없는 세월
  • 저자박진규
  • 출판사문학동네
  • 출판년2012-06-01
  • 공급사(주)북큐브네트웍스 (2013-01-17)
  • 지원단말기PC/스마트기기
  • 듣기기능 TTS 지원(모바일에서만 이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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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상한 식모들』의 작가 박진규가 펼쳐 보이는

    꿈과 현실과 사랑이 뒤섞이는 몽상의 시간!




    역사에 대한 전복적인 상상력과 기발한 아이디어의 젊은 소설가 박진규의 두번째 장편『내가 없는 세월』을 선보인다. 장편소설『수상한 식모들』로 제11회 문학동네소설상을 수상한 그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통해 기존의 낡은 의미를 새롭게 해석해내는 탁월한 능력을 갖추었다”라는 평가를 받으며 문단에 데뷔했다. 이번에 출간된 두번째 장편소설 『내가 없는 세월』은 그 이후 이 년 만에 그가 고심 끝에 집필한 작품으로 전과는 또다른 기발함과 상상력을 발판삼아 ‘서울’이라는 공간을 무대로 ‘그녀’들의 일대기를 역사적 사건들 안에 접목해 과거와 미래를 종횡무진 누비고 있다. ‘그녀’들의 성장기이자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볼 만한 이 소설은 때론 웃기고, 때론 짠하며, 때론 서글픈 한 편의 가족사(史)를 박진규 만의 따듯한 감성으로 녹여내고 있다.





    1988년부터 2023년까지 이어지는 '그녀'들의 삶과 욕망과 잉여에 대한 이야기.



    열 살배기 꼬마아가씨 미령. 첩의 자식이란 소리를 들어도 그 말의 의미를 모를 나이. 아직은 세상의 온갖 풍파를 경험하지 않아도 될 귀엽고 천방지축인 조랑말 소녀 미령. 하지만 엄마는 쥐약을 먹고 자살하고 순식간에 고아가 된 미령은 아버지 집인 “라일락나무집”으로 들어가게 된다. 거기서 미령은 계모 명옥과 배다른 언니 신혜, 그리고 노망든 고모 바구미여사를 대면하며 소설은 시작된다.



    “노망든 시누이의 누룽지 점괘를 믿고 투자하던 명옥은 종합주가지수가 800선을 돌파할 때 쾌재를 불렀다(…) 공부벌레 신혜는 또래 친구들이 롤러스케이트장에서 롤팅을 하며 연애의 감성을 익히는 동안 붉은 노트에 낯선 그림들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꼬마아가씨 미령은 상봉동 집을 떠나 어른들의 기괴한 동화 속 세상에 처음 발을 디뎠다.”

    -본문 36쪽 중에서-



    소설은 차분하게 네 명의 ‘그녀’들 삶 하나하나를 밀착하여 따라간다. 미령은 계모 명옥의 박대 속에서 우울한 청소년기를 보내다 집을 나오고, 명옥은 남편의 사업자금을 대느라 바쁘고, 신혜는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인간의 꼬리를 보며 환상 속의 세계에 빠져들어 휴거집단을 경험하고, 노망든 바구미 여사는 미령에게 생쌀 다섯 알을 남기고 죽게 된다. 그녀들의 삶 속에서 20세기는 그렇게 저물어간다.



    “사람들은 한숨만 길게 내쉴 뿐 문제를 해결할 만한 뾰족한 방법은 다들 찾아내지 못했다. 그저 잠자리에 들면서 이제 며칠 있으면 20세기는 끝나니까,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도 빗나갔으니까. 2000년에는 어찌됐건 모든 일이 잘되리라는 막연한 기대만을 가지고 잠을 청할 따름이었다.”

    -본문 182쪽 중에서-





    서울은 휘황찬란하게 눈부신 어둠의 도시!



    2012년. 서울에 대지진이 일어난다. 모든 건물은 휴지처럼 구겨지고 많은 사람들이 죽고, 묻히고, 간신히 구조되어 서울은 아수라장이 된다. 서울 각지에 이재민 캠프촌이 세워지고 가족을 찾아 떠도는 사람들이 도시를 점령한 채 죽은 자들을 위해 살풀이가 계속되는 날들이 이어진다. 빗물은 핏물로 번지고 도로는 꺾이고 비틀려 사람들은 서울에 갇힌 채 달아날 수도 없다.



    “사람들이 죽는 것도 억울했고, 자신이 세월에 떠밀린 신세라는 것도 억물했고, 세상만사가 도무지 억울하기만 했다. 바람은 어느새 귀신처럼 사납게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왜 살아야 돼? 왜 살아야 돼? 왜 살아야 돼?’”

    -본문 262쪽 중에서-



    서울대지진 이후 ‘그녀’들은 각각 뿔뿔이 흩어져 자신들의 삶을 살아간다. 액세서리 장사를 하는 미령과 옛애인과 은밀한 만남을 하는 신혜. 서로에게 사랑과 원망과 화해를 풀지 못한 숙제로 남겨둔 채 그녀들의 시간은 정처 없이 미래로 향하기만 한다.



    “‘모두 함께’라는 말은 지나간 시절의 헛헛한 농담으로 변한지 오래였다. 아무리 도시의 사람들이 함께 무언가를 이뤄낼 수 있다고 믿지 않았다. 튼튼한 부자는 탄탄한 부자가 되었고, 어리석은 부자는 사기를 당해 쉽게 가난해졌으며, 가난한 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사나워질 수밖에 없었다.”

    -본문 272쪽 중에서-



    소설 속 2022년의 모습은 모두가 지난 시절의 고통과 불행을 기꺼이 다함께 받아들이지 않는 것으로 묘사되어 있다. 물론 그 사실은 우리들의 가족구성원뿐만 아니라 미령의 가족구성원인 ‘그녀’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끝내 용서하지 못하는 모녀들. 서로 위안이 되어주지 못하는 부부들. 대물림되는 기구한 운명들을 알지 못한 채 그들은 ‘내가 없는 세월’을 마냥 흘려보낸다.



    박진규는 이 소설 속 등장인물들을 기구한 운명의 소용돌이에 몰아넣은 채 그들이 어렴풋이 자신의 뿌리찾기와 가족의 재의미를 되짚어보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런 관계에 대한 물음은 과거나 지금이나, 미래가 되어서도 끝나지 않을 질문이라는 전언을 헛헛한 농담처럼 소설을 통해 우리들에 던져주고 있다.





    이 세계를 떠나 잠시 다른 세계를 여행하고 온 것 같은 그 아련한 기분!



    (죽음을 평생 배낭처럼 짊어지고 다니는)삶과 (숫자놀이로 훌쩍훌쩍 변하는)욕망과 (인어처럼 아름답지만 서글픈 운명의 언어인) 잉여에 대해 썼으면 했다. 197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의 서울을 이야기가 펼쳐지는 시공 삼아.



    서울은 두렵지만 분명 매력적인 텍스트였다. 너무 복잡했고 너무 비틀렸지만 너무 거대한데다 콘크리트 빌딩마냥 단단하게 단순했다. 나는 거대하고 단순한 것을 견디지 못한다. 두려워서 혹은 이해할 수 없어서. 반대로 종잡기 어렵고 비틀린 무언가는 언제나 나를 끌어당긴다.



    혐오와 선망이 하나의 몸으로 살아 숨 쉬는 공간, ‘꾸역꾸역’과 ‘그럭저럭’이 피곤의 탱고를 추며 흘러가는 시간, 어떤 소설가가 바라본 서울은 그랬다.



    거대한 세계를 객관적으로 조감할 깜냥은 없어서 정공법 대신 나는 에둘러 간다. 그래서 서울을 녹인다. 몽상의 손가락으로. 깊은 밤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워 있으면 어둠이 찾아와 두런두런 귓가에 들려줄 법한 속삭임으로. 잠들기 전 떠올리면 먹먹하고 짠하고 아름답고 우스꽝스럽고 그리운 추억이지만 날이 밝은 후엔 까맣게 잊히는 내가 없는 세월의 이야기를.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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