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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돈을 벌려면 집중투자가 답이다”
케인스부터 버핏까지 대가들의 집중투자 풀 스토리
《집중투자》는 관행적인 분산투자를 무시한 채 집중투자로 막대한 부를 쌓은 투자 대가들의 성공 비결을 파헤친 책이다. 저평가된 소수 우량 종목을, 시장이 오르든 내리든 장기간 보유함으로써 엄청난 성과를 거둔 이들의 집중투자 기법과 철학을 생생한 인터뷰와 자료 조사를 통해 속속들이 공개한다.
케인스와 버핏뿐 아니라 버핏이 “투자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인물”로 꼽은 가이코(GEICO)의 전임 CIO 루 심프슨(Lou Simpson), 지난 25년 동안 연 25.6% 수익을 달성한 선박 전문가 크리스티안 시엠(Kristian Siem), 켈리 공식을 이용해 당시 미국 사상 최대 규모인 6억 6,250만 달러의 거래를 실행한 수학자 출신 에드워드 소프(Edward Thorp) 등 일반 투자자들에게 생소한 인물들의 집중투자 스토리가 마치 무림 고수의 비법을 엿보는 것처럼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책은 “달걀은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자산 배분의 통념을 뒤흔들며 독자들로 하여금 거장들의 집중투자 기법을 좇고 싶게 만든다. 저자는 그러나 집중투자는 철저하게 조사하고 분석하는 사람에게만 적합한 기법이므로, 투자가 본업이 아니라면 인덱스펀드나 유능한 집중투자 펀드매니저를 찾는 쪽이 낫다고 강조한다. 또 담대한 기질, 인출 염려 없이 장기 투자할 수 있는 영구 자본도 집중투자의 성공 요건으로 꼽았다.
“좋은 것은 많이 담을수록 멋진 법이다”
안전마진을 확보하고, 우량주에 집중하라!
- 자주 베팅하지 말고 확률이 아주 높을 때만 베팅하라.
- 베팅을 한다면 많은 금액을 베팅하고 오래 보유하면서 하락 위험을 관리하라.
집중투자가 유리할까 분산투자가 유리할까의 문제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오랜 논란거리다. 제임스 토빈 예일대 교수가 “달걀은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격언을 남긴 이후 분산투자는 위험 관리의 정석으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반면 집중투자로 막대한 부를 얻은 대가들의 생각은 다르다. 집중투자 전략을 사용하면 기업 분석을 더 강도 높게 할 수 있고, 기업의 경제 특성에 대해 좀 더 안심할 수 있으므로 오히려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판단이다. 중요한 장기 경쟁력을 갖추고도 저평가된 기업을 발굴할 수 있는 투자자라면 관행적인 분산투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지적한다.
사실 투자 전문가들은 집중투자와 분산투자를 같은 선상에서 비교할 대상이 아니라고 말한다. “모르는 주식을 여러 개 사는 것보다 잘 아는 주식에 집중하는 것이 더 좋은 것은 어찌 보면 상식적인 얘기다. 그러나 주식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여러 주식을 사는 경우가 많은 만큼 대가들의 사례를 살펴보는 것이 집중투자를 실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집중투자의 전형 보여준 투자의 달인, 루 심프슨
루 심프슨은 미국 자동차보험사인 가이코의 플로트(float, 보험료 수입과 보험금 지출의 시차에서 생기는 여유 자금)를 영구 자본으로 사용해 ‘원금 손실 위험이 없다고 강하게 확신하는 저평가 개별 종목에 집중투자’함으로써 지속적인 초과수익을 얻었다. 통념에 휩쓸리지 않고, 자기자본이익률이 높은 주주 지향적 기업에 투자하며, 과도하게 분산하지 않고 장기간 투자했다. 가이코가 버크셔에 인수되기 직전 마지막으로 공개한 1995년 말 포트폴리오에 따르면 11억 달러로 겨우 11개 종목을 보유하고 있었다.
천재 경제학자 케인스의 집중투자
케인스는 거시경제적 하향식 투기와 시점 선택(market timing) 방식을 사용하다가 두 차례나 파산한 후 1932년 ‘내재가치보다 싼 핵심 종목 소수에 집중투자’해 장기간 보유하는 것으로 관점을 전환해 투자에 성공했다. 모교인 케임브리지 대학교 킹스 칼리지가 완벽한 재량권을 부여한 덕분에, 케인스는 장기 투자하면서 시간 변동성을 이겨냈다. 그의 포트폴리오는 25년 수익률이 연 16%로, 영국 주식시장의 실적보다 연 5.6%포인트나 높았다. 대공황, 제2차 세계대전 등 시장이 하락하는 시기에도 장기적 관점을 유지하면서 주식을 보유하는 편이 유리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탁월한 사례다.
수학자 출신 투자자들의 집중 계량투자
클로드 섀넌은 ‘정보 이론(information theory)’를 제시해 디지털 회로와 컴퓨터 시대를 예고한 인물이다. 한 종목이 81%에 이르는 극단적인 집중투자, 30년 동안 포트폴리오를 조정하지 않은 장기 투자로, 1950년대 말부터 1986년까지 연 수익 28%를 기록했다.
존 켈리는 확률이 유리할 때는 수익을 극대화하고 그렇지 않을 때는 손실을 회피하는 균형점을 찾는 법칙인 ‘켈리 기준’을 만들어냄으로써 집중투자의 기준을 제시했다.
에드 소프는 전환사채 차익거래로 시장의 랜덤워크를 이용했고, 켈리 기준을 투자에 적용해 마벨이 베이비 벨로 분사할 때 6억 6,250만 달러를 투입함으로써 무위험 차익 25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워런 버핏의 켈리 베팅 집중 가치투자
버핏은 그의 스승 벤저민 그레이엄의 ‘담배꽁초식 가치투자’ 기법에서 벗어나, 질적으로 저평가된 종목에 켈리 기준에 가깝게 집중투자해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주당 20달러에 인수한 뉴잉글랜드 직물회사 버크셔의 지분은 현재 1만 배 이상 상승해 20만 달러가 훨씬 넘으며, 연 수익률 19.4%를 기록했다. 버핏은 훌륭한 경영진이 이끄는 멋진 기업에 투자했을 때는 끝까지 보유하는 것을 가장 선호한다. 그는 “위험은 아주 작고 이익 창출 가능성이 가장 큰, 자신이 가장 잘 아는 종목에 집중해야 한다”며 “적당한 기업을 싼값에 사는 것보다 훌륭한 기업을 적절한 가격에 사는 편이 훨씬 낫다”고 강조한다.
가격보다 질을 중시한 집중투자자 찰리 멍거
멍거는 보험사와 블루칩 스탬프의 플로트, 버크셔 해서웨이에서 영구 자본을 얻었고, 이를 이용해 시즈캔디, 버팔로 뉴스를 인수하고 소외된 소형주에서 우위를 확보했다. 순자산가치보다 가격이 낮은 기업이 아니라 우량 기업을 인수하는 것이 안전마진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극소수에 집중투자했다.
영구 자본으로 장기 투자한 산업 전문가 크리스티안 시엠
시엠은 석유 및 가스, 선박 업종의 전문가로서, 내재가치나 대체비용에 비해 크게 할인된 자산을 매수한 뒤 매각하거나 추가적인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하는 데 쓰는 전략에 집중했다. 시엠 인더스트리에서 조달한 영구 자본 덕분에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투자할 수 있었다.
집중 장기 투자로 기금 조성한 그리넬 대학
그리넬 대학은 워런 버핏과 조 로젠필드의 지휘하에 몇몇 종목을 산 뒤 수십 년 동안 보유했다. “금고에 넣어두고 아예 잊게나”라는 로젠필드의 스타일은 짐 고든, 스콧 윌슨에게 이어졌고, 1998년 1,100만 달러였던 기금은 2014년 18억 달러로 증가했다. 2014년 연 수익률 20.4%로 미국 100대 대학 가운데 최고 수준이었다.
글렌 그린버그의, 관습을 타파한 단순한 투자
그린버그는 센트럴 내셔널 가츠맨의 아서 로스에게서 ‘정말 철저하게 깊이 분석하는 애널리스트’가 되는 교육을 받았다. 사업을 분석하고, 편파적이지 않은 정보 제공자들과 대화하고, 경영진을 만나는 과정을 통해 기업을 철저하게 분석한 다음, 강력한 독점력을 지닌 ‘훌륭한 기업’으로 판명되면 투자했다. 주변의 부정적 견해와 전문가의 주장을 무시할 만큼 강한 확신을 가지고 투자 포지션을 지켰다.
이같이 뛰어난 성과를 거둔 집중투자 대가들의 학창 시절 전공은 영문학에서 경제학, 수학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지만 투자 철학은 매우 비슷하다. 《집중투자》를 통해 이들이 주는 교훈은 한마디로 이렇게 요약된다.
“자주 베팅하지 말고 확률이 아주 높을 때만 베팅하라. 베팅을 결심했다면 많은 금액을 베팅하고 오래 보유하면서 하락 위험을 관리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