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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우리가 추방된 세계

우리가 추방된 세계
  • 저자김창규
  • 출판사아작
  • 출판년2017-01-14
  • 공급사(주)북큐브네트웍스 (2017-04-05)
  • 지원단말기PC/스마트기기
  • 듣기기능 TTS 지원(모바일에서만 이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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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소설에 그린 세계가 현실에 그대로 구현됐다면,

    소설가로서는 부끄러워해야 할 일인지도 모릅니다.“

    - 윌리엄 깁슨



    낯설지만 익숙한 우리 세계,

    혹은 우리가 추방된 세계



    탄탄한 과학적 기반을 배경으로 하드 SF와 사이버펑크 작품을 꾸준히 발표하고, 최신 해외 작품까지 번역해온 김창규 작가의 첫 소설집. 2007년 작품에서부터 2016년 최신작까지 작가의 다양한 작품 세계를 보여줄 수 있는 열 편의 작품을 골라 실었다.



    표제작 [우리가 추방된 세계]는 더 이상 신생아가 태어나지 않게 된 근미래 지구, 그중에서도 우리가 사는 한국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다. 전 세계 학생들의 수학 여행이 4월 16일 같은 날짜, 같은 시각으로 동시에 잡힌다. 이상함을 느낀 아이는 부모에게 이유를 물어보지만, 부모는 수학 여행을 다녀오면 알 거라고, 선생님 말씀만 듣고 가만히 있으라고 한다.



    우여곡절 끝에 탄 배가 출발하려 하자, 항구에서는 총격전이 벌어지고 연이어 발생하는 알 수 없는 사건들…. 아이들에게는, 그리고 멸종을 코앞에 둔 인류에게는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인가. 세월호 참사를 모티브로 한 작가의 대표작으로, 인류 멸종과 시뮬레이션 우주론을 결합하여 슬프고도 희망적으로 엮어냈다. 2016년 SF 어워드 대상을 수상했다.



    [우리가 추방된 세계]에서처럼 근래 김창규 작가는 우리가 사는 익숙한 세계를 낯선 과학적 기술이 지배하는 미래 사회에 투영하지만, 그렇다고 아주 멀리 가지는 않는다. 절망을 그리면서도 또한 희망을 잃지 않는다. 작품 속에서 지구에 남은 어른들은 결국 추방된 세계에 남지만, 우리의 다음 세대는, 아이들은 생을 희망한다.



    2014년 SF 어워드 대상을 수상한 [업데이트]나 [순수한 배드민턴 클럽],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 역시 비슷한 계열의 작품. 작가의 초기작에 속하는 [서울 대지진]과 비교하면 그 차이는 도드라지는데, [서울 대지진]은 숱하게 반복되는 아포칼립스의 기본 문법에 아주 충실하다.



    [서울 대지진]에서 주인공 부자는 환경 오염과 원전 폭발에 보태 대지진으로 쑥대밭이 된 환경을 견디다 못해 마지막 여행을 떠난다. ‘그저 숨 한번 제대로 쉬고 싶다’는 아이의 소원을 위한 죽음의 여행. 우연히 부자를 도와줄 이웃집 소년을 만나 음식을 구하고, 낡은 자동차를 구하게 된 행운까지 보태지긴 하지만, 거대한 불행 앞에 작은 행운은 씁쓸함을 더할 뿐이다.



    뿐인가. 천신만고 끝에 지옥 같은 한반도에서 거의 유일한 오아시스 같은 피난처를 찾아가지만 그곳은 한국 사회 극소수 VVIP들을 위한 안식처. 짧은 단편에서 미처 다 그리지 못했겠지만 주인공 부자가 그곳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은 사실 거의 없다. 그 사실을 우회적으로 설명하듯 아이는 죽고, 아버지는 아이를 땅에 묻으며 그저 ‘미안하다’는 말밖에 남기지 못한다. 어쩌면 있는 그대로의 우리의 세계, 우리가 설 자리 없는 추방된 세계.



    한국을 대표하는 하드 SF 작가가 펼치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거짓말



    작가의 절망적이고 허무주의적인, 혹은 거의 아나키스트적인 면모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작품으로는 [파수]를 빼놓을 수 없다. 우주 자체의 몰락 앞에 선 소수 인류의 극단적 청교도 생활 속에 더 이상 필요 없어진 정치 지도자를 살해하는 모습은 우화라기보다 공포물에 가깝다. 작가의 우주적 상상력을 보여주는 [나는 별이다]와 [모자를 벗지 않는 사람들]은 작가가 그동안 써온 많은 우주 연작에 비해서 소품으로 여겨질지 모르지만, 하드 SF와 사이버펑크를 넘나들었던 작품의 다양성을 파악하는 데는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인공지능 형사를 파트너로 둔 형사물 [백중]과 고스트 사냥꾼 [발푸르기스의 밤]은 장편 소설의 일부분이다. 단편만으로도 이미 일가를 이루어 온 작가의 작품에 보태어, 더 긴 호흡의 묵직한 세계를 기대할 수 있다는 건 독자로서 행복한 일이다. 물론, 각 작품을 통해 단편으로 기획된 작품과는 또 다른, ‘캐릭터’에 더 집중해 이야기의 얼개를 엮어가는 저자의 노련한 솜씨도 엿볼 수 있다.



    글을 쓰기 시작한 것으로 보면 23년, 공식적인 데뷔로부터도 12년 만에 작품집을 엮는 작가는 말한다. “SF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거짓말”이라고. 김창규의 말대로 그 거짓말은 때로 화려하고, 종종 황당하다가 굉음을 내며 갈라지기도 하고, 가끔 더 길고 더 오래 즐길 수 있는 형상으로 등장하기도 할 것이다.



    소설에서 현실을 보건, 미래를 보건 그 또한 어쩌면 독자의 몫일 테지만 그 다양한 멋진 거짓말 중에 지금 이 시대에 아작에서 김창규를 소개할 수 있다는 것 역시 대단히 거짓말 같은 일이다. 작가의 데뷔 이래 내노라하는 대형 출판사 몇 군데에서 김창규의 책을 엮고자 몇 해를 공을 들였으나 묘하게 일이 틀어졌었다. 많이 늦었지만, 너무 늦지는 않았기를. 근래 작가의 희망찬 변신처럼, 추방된 세계를 우리가 먼저 버리고, 우리 자신의 세계를 되찾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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