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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20세기의 셔츠 (개정판)

20세기의 셔츠 (개정판)
  • 저자얀 마텔
  • 출판사작가정신
  • 출판년2018-03-05
  • 공급사(주)북큐브네트웍스 (2018-04-18)
  • 지원단말기PC/스마트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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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든 것이 끝나는 어느 날,

    우리가 겪은 일들을 어떻게 말해야 할까?”

    “……그건 우리가 살아남을 때 말이지.”

    단테의 [신곡]에 대한 가장 충격적인 오마주이자

    포스트 홀로코스트 문학의 기념비적 작품



    [파이 이야기]가 ‘인간과 동물의 소설’이라면 [20세기의 셔츠]는 ‘인간과 동물의 우화’다.

    얀 마텔의 홀로코스트 소설에서 그리고 있는 것은 ‘인간과 동물’이라는 운명공동체다.

    얀 마텔은 과연 홀로코스트에 대한 새로운 표현 방법을 창출해낸 것일까?

    소설의 마지막 페이지가 그의 답변이다.

    _이현우(서평가, 인문학자)



    [20세기의 셔츠]의 주인공인 소설가 헨리는 홀로코스트에 대한 픽션과 논픽션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 내기 위해 출판사 관계자들과 접촉하지만, 돌아온 것은 새로운 삶의 공간으로 떠나고 싶을 정도의 절망감뿐이다. 그런 그가 아내와 함께 옮겨 간 낯선 도시에서 팬이 보낸 이상한 우편물 하나를 받는다. 봉투 안에는 플로베르의 단편 소설 「호스피테이터 성 쥘리앵의 전설」과 누군가가 쓴 「20세기의 셔츠」라는 희곡의 일부분, 그리고 “선생님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짧은 메시지. 헨리는 마침 같은 도시에 살고 있는 그에게 직접 답장을 전해주려고 봉투에 적힌 주소를 따라 간다. 그곳은 그와 동명인 박제사 헨리의 ‘박제상회’였다. 박제사를 만나게 된 헨리는 그 후 시간이 날 때마다 박제상회에 들러 박제사가 쓴 우화식 희곡 「20세기의 셔츠」를 조금씩 읽어나가면서 박제사에 대한 충격적인 진실 속으로 빨려들어 간다.

    헨리는 플로베르의 단편소설 속 주인공 쥘리앵이 이유 없이 동물 사냥에 심취해 동물들을 학살한 내용을 희곡 「20세기 셔츠」와 연결 지으면서, 박제사가 동물들이 이처럼 비참하게 죽어가는 것을 이야기하려고 했을 거라고 짐작한다. 그러나 그렇게 확신하는 바로 그때, 헨리는 자신의 확신으로부터 배신당한다. 희곡에서 당나귀와 원숭이, 즉 베아트리스와 버질을 해치는 잔인한 소년이 실제로 누구를 가리키는지 깨닫는 순간, 자신이 희곡 속에 등장하는 학살의 희생양이 될 위험에 처하기 때문이다.



    “홀로코스트는 당신의 박동하는 심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

    ‘기억의 진실’을 찾기 위한

    홀로코스트에 대한 잊히지 않는 우화



    영문학자 알라이다 아스만은 그의 저서 [기억의 공간]에서 “기억의 진실은 다름 아닌 사실의 변형에 그 본질이 있을 수 있다. 기억이란 설령 명백히 거짓이라고 하더라도 다른 어떤 차원에서는 진실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이 진실을 포착하려면 정신분석가나 예술가가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언어로 재현된 기억의 재구성에 의존한 기존 홀로코스트 소설과 얀 마텔의 소설이 갈라지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얀 마텔은 홀로코스트에 대한 기존의 건조한 정의에서 ‘예술의 자유로움’을 놓친 것을 언급하면서, 우리가 “홀로코스트는 언제나 홀로코스트여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홀로코스트를 생각하고 묘사하는 새로운 방법들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 홀로코스트는 언젠가 역사의 먼지 속에 사라질 것이다. 홀로코스트가 우리 마음속에 영원히 존재하려면, 언제까지나 색 바랜 낡은 사진으로만 우리에게 보여서는 안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이것만으로도 우리는 베아트리스와 버질의 안내를 받아볼 만한 이유를 얻게 된다.



    “돌이킬 수 없는 증오에 대한 얘깁니다.

    버질과 베아트리스는 그런 증오에

    ‘잠깐만!’이라고 소리칩니다.”



    대부분의 홀로코스트 소설이 역사적이고 사실적인 내용과 묘사에 중점을 두고 있는 데 반해, 얀 마텔은 이러한 기존의 문법을 깨고 소설 속의 희곡이라는 이중구조를 도입했다.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 드니 디드로의 [라모의 조카], 단테의 [신곡], 이 세 작품의 모티프가 녹아 있는 이 희곡은 셔츠라는 나라의 허리쯤에서 벌어지는 당나귀 베아트리스와 원숭이 버질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교훈을 주기 위한 단순한 우화가 아니다. 거대한 비극 앞에서 베아트리스와 버질의 이야기는 너무나 천진하며 슬프고 가슴 아프다. 단테의 [신곡]에서 주인공이 베르길리우스와 베아트리체의 인도를 받아 지옥과 연옥과 천국을 여행했듯이, 소설 속의 주인공과 우리는 버질과 베아트리스의 안내를 받아 새로운 방식으로 역사적 진실에 닿게 된다. ‘우화’라는 형식이 접목된 이 희곡은 소설의 핵으로서 우리 심장 속에 홀로코스트에 대한 다른 차원의 기념비가 된다.

    실패한 소설과 흥미로운 희곡, 소설가 헨리와 박제사 헨리, 홀로코스트와 동물 학살, 박제된 야생동물들과 살아 있는 애완동물들, 그리고 플로베르의 단편소설. 절묘한 상징, 치밀한 구성, 대비되는 구도, 서술적 소설과 우화적 희곡의 묘한 어우러짐을 통해 우리는 어느새 소설 속에 몰입하게 된다. 얀 마텔은 언뜻 느슨해 보이는 전체 이야기 구조 속에서, 잠시 방심하고 있는 사이 진실의 단편들을 하나씩 벗겨 보여준다. 마침내 소설의 끝에서 그 진실의 단편들이 퍼즐처럼 맞춰지는 순간, 독자들은 경악과 감동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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