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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온통 너라는 계절

온통 너라는 계절
  • 저자한가람
  • 출판사북로그컴퍼니
  • 출판년2018-12-19
  • 공급사(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7-16)
  • 지원단말기PC/스마트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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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시하고 한심하다고 해도 언제나 ‘사랑’이 전부!

    그러니까 사랑이 사람을 자라게 하는 일에 대한 이야기



    〈이소라의 FM음악도시〉 막내 작가에서 〈타블로와 꿈꾸는 라디오〉 〈윤하의 내 집으로 와요〉 〈최강희의 야간비행〉에 이르기까지 줄곧 심야 라디오를 통해 잠 못 이루었던 숱한 밤 잔잔한 위로를 전해준 라디오 작가. 그리고 지난겨울 JTBC 드라마페스타 〈한여름의 추억〉을 통해 두근두근 설레고, 그러다 ‘쿵’ 가슴이 내려앉고, 쓰릴 듯 아팠다가 다시 돌이켜보면 ‘이불킥’ 날릴 만큼 시뻘겋게 창피하기도 한… 언젠가 우리 모두가 주머니처럼 달고 다녔던 그 무지개 같은 감정들을 희망처럼 느끼게 한 드라마 작가. 라디오에서 브라운관으로 영역을 확장, 독특한 이력을 쌓아온 한가람 작가가 신작 에세이를 선보인다. 《온통 너라는 계절》은 언제나 사랑이 전부라고 말하는 한가람 작가의 첫 에세이다.

    어떻게 사랑 같은 게 인생에 전부일 수 있냐고, 정말 시시하다고, 한심하다고, 엄청나게 실망한다 해도 그는 언제나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고 고백한다. 그러니까 사랑이 사람을 자라게 하는 일에 대해서. 매일 사랑하지만, 매일 실수하고, 매번 상처받으면서 매번 울지만 그렇게 못난 시간들을 거치면서도 끈질기게 누군가를 좋아했기에 우리는 지금의 내가, 그렇게 어른이 되었을 테니까.



    너 없는 계절이 하나쯤은 있었더라면…

    아프지 말라고 종이 위에 문질러댄 위로



    언제나 사랑이 전부였던 저는 하루가 늘 같았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나가서 누군가를 만났고,

    만나면 싸우거나 토라졌으며

    돌아와선 울었고, 울면서는 글을 썼고, 그러고는 다음 날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종종거리며 나갔죠.

    겨우 그뿐. 고작 그뿐인 날들이었습니다.



    매일 사랑했고, 매일 실수했습니다.

    매번 상처받았고, 매번 울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위로는 오직 빳빳한 노트를 펴고

    상처받은 그 마음을 쓰윽 쓰윽 열심히 글로 써대는 것뿐.



    지난날의 참으로 못났던 제가 기특했던 단 하나.

    그렇게 상처받으면서도 늘 끈질기게 누군가를 좋아했다는 것.

    하지만 그래요. 언제나 그래왔죠. 저에겐

    사랑이 있어 정말 좋았습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온통 너라는 계절》은 봄, 여름, 가을, 겨울, 다시 봄까지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가람 작가가 처음 이 책을 쓰기로 했을 때 이야기한 타이틀은 ‘사랑의 모든 계절’이었다. 자꾸 들춰보면 손때 묻을까 봐 조심스럽기만 한 첫사랑의 기억부터 데일 것처럼 뜨거웠지만 초록빛 바다처럼 한없이 투명했던 마음, 그러고는 어느 날 갑자기 아무 이유 없이 어떤 설명 없이 무례하고 알 수 없게 이루어진 이별, 이제 괜찮다 괜찮아졌다 생각했지만 이따금씩 올 풀린 스웨터처럼 무심코 잡아당겼다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그리움 때문에 와락 울음이 쏟아지는 순간들까지….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받으면서 느끼는 감정들은 봄 지나 여름이 오고, 가을 지나 겨울이 오는 것처럼 그 온도차가 있기 마련이고 때론 급격한 때론 미묘한 온도차에 우리는 울고 웃는다. 그런데 또 다행인 것은 영영 겨울이기만 한 것은 아니라서. 겨울 끝엔 언제나 다시 봄, 봄이 온다는 것.

    이렇듯 《온통 너라는 계절》은 사랑하고 싶고 사랑받고 싶어서 울 수밖에 없었던 마음, 가득 찼지만 전부는 아니었고 비워내도 비워낼 수 없었던 마음들을 담은 자기 고백이자 너무 많이 아파하지는 말라고 쓰윽 쓰윽 문질러주는 위로의 목소리다. 누군가 꼭 알아주었으면 하는 내 마음이 여기에 있다. 《온통 너라는 계절》은 몸도 마음도 한껏 지쳐버렸지만 도무지 잠들 수 없는 밤, 그 마음 기댈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건네는 책이다. 심야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듯 조용히 내 마음에 집중하게 되는 이야기들이 조용한 위로가 되길.



    〈책 속으로〉

    집으로 돌아와 씻고 좋아하는 음악을 틀었다가 그마저도 시끄러워 지금은 그냥 멍하니 창문만 바라보고 있어. 창밖 가로등이 고장 나려나 봐. 계속 딸깍딸깍 소리가 난다. 어디선가 밤 고양이 야옹야옹 울고 또각또각 이 늦은 시간 집으로 들어가는 아가씨의 구두 소리. 밤이 이렇구나. 새벽이 이렇구나. 너는 이렇게 나 혼자 남겨진 듯한 외로운 시간에 어디에서 무얼 하고 있는지. 난 아직 안 자. 밤이 소리를 내서 그걸 듣고 있어. 이 풍경에 네 목소리 하나 있다면 나는 하나도 쓸쓸하지 않을 것 같은데. 어디에 있든 내게 전화 한번 해줄래. 아직 안 자. 네가 전화할 때까진 아마 그럴 것 같아.

    - 나 아직 안 자



    내겐 참 다정하고 잘했던 너였지만 밥은 먹었는지 집엔 잘 들어갔는지 물어보는 사람은 네게 따로 있었지. 사랑한다 말하고 따뜻하게 안아주는 건 내가 아닌 다른 사람. 나는 너를 너무 좋아해서 그래서 네 앞에선 착한 척을 하면서 뒤로는 내 사랑을 받아주기를 그 여자와의 사랑이 끝나기만을 바라던 못된 사람이었어. 단 한 번이라도 듣길 바라면서. 밥은 먹었냐는 따뜻한 목소리를. 집에 잘 들어갔냐는 다정한 목소리를. 사랑이 듬뿍 배어 있는 그 눈이 나를 바라봐주길 바라면서. 그때는 그렇게 너와 나 사이를 놓지 못한 채 무조건 울기만 했어. 사랑하고 싶어서. 사랑받고 싶어서. 울 수밖에 없었어. 우는 것 말곤 다른 방법이 떠오르지 않아서. 비워내도 비워내도 차오르던 슬픔을 다시 비워내는 방법이.

    - 비워내도 비워내버려도



    너무 좋은 기분, 너도 알지? 머리가 멍 귀가 찡 심장이 덜컥 덜컥 덜컥 오래된 기찻길을 지나는 것 같은 그런 기분. 지하철에 탔는데 너한테 온 전화를 받고 끊고 그다음 밀려오는 웃음을 어쩌지 못해 숨기지 못해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리고 킁킁 웃는 나. 너무 좋아서 너무너무 좋아서 아침에 일어나 빳빳한 티셔츠만 봐도 자꾸 웃음이 나는데. 구름 위를 걷고, 걷고, 또 걷다가 왈칵 슬퍼지는 건 이러다 당장이라도 뚝 끝날 것만 같아서 종이 싹 접듯 주머니에서 손 쓱 빼듯 그렇게 사라져버릴 것만 같아서.

    - 덜컹덜컹



    하루 종일 그 사람 전화를 기다리는 게 1분 1초 온 촉각을 곤두세우는 게 너무나도 살 떨려서 끊임없이 잠만 잤으면 좋겠다. 생각이 멈추니까. 아프지 않으니까. 기대하지 않으니까. 잠만 자다가 그 사람 전화 오면 그제야 깨고 다시 기다리지 않기 위해 또 잠이 들고 나, 하루 종일 그랬으면 좋겠다.

    - 잠만 잤으면 좋겠다





    언젠가 너의 집에 갔을 때 맘에 드는 시집이 있어 “이거 나 가져도 돼?” 그 책을 펼쳤어. 펼친 첫 장. 잘 기억은 안 나지만 대충은 ‘내가 널 사랑하는 마음도 함께하길….’ 뭐 이런 러브 메시지. 보고 벙찐 내 손에서 낚아채듯 빼앗아가 1초도 생각 안 하고 그 페이지 북, 찢어 휴지통에 버리던 너. 아… 난 있지. 왜 그 순간 그 메시지를 썼을 이름 모를 그 여자가 불쌍했을까. 분명 애써서 책을 고르고 한 글자 한 글자 새기듯 글을 쓰고 너에게 수줍게 전했을 텐데. 헤어졌더라도 한 번쯤은 그때 그 마음을 떠올리며 설레는 기분도 들었을 텐데. 그런 식으로 사라졌다는 걸 안다면 꽤 속상해할 것 같은데. 내가 줬던 카메라, 아직 써? 허리띠는? 가방은? 내가 1년 동안 썼던 노트는? 버렸어? 버리지 마. 난 아무것도 버리지 않았으니까 너도 버리지 마. 그 물건 보면 내 생각이 나더라도 이 악물고 그냥 간직해주면 안 돼? 그렇게 찢기는 페이지가 되고 싶지 않아서 그래. 나도 한 글자 한 글자 새기듯 글을 썼는데 오직 너만을 위한 글을 썼는데 그렇게 사라지고 싶지 않아서 그래. 버리지 마.

    - 버리지 마



    내 속옷 서랍 안엔 언젠가 당신 집에서 입고 나온 당신의 티셔츠가. 그것에선 놀랍게도 당신 냄새가 여전히. 몇 번을 빨고 빨아도 우리 집 섬유 유연제를 잔뜩 넣어보아도 계절이 한 바퀴 돌았음에도 당신 냄새는 여전히. 결국 구석에 넣어두었다가 가끔 속옷을 찾다 당신 티셔츠를 발견하면 그건 꼭 그때만을 기다려온 것처럼 내 코끝에 당신 냄새를 잔뜩 물어놓고 도망치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속옷 차림으로 그 앞에 앉은 나는 덕분에 몹시도 울고.

    - 없어지지 않아, 도무지



    나는 분명히 자랐다고. 내게 그 사람과의 사랑이 내 인생에서 유일했던 연애도 아닌데 내 연애의 기억이나 무용담이 전부 그 사람과의 이야기 그것이 근원이라는 건 그 사람이 정말 달랐기 때문이겠지. 하지만 세상엔 있잖아, 놀랍게도 발전하지 않는 사람들이 대부분. 그러니까 거의 모든 사람들은 몇 번의 연애를 하고 헤어진 뒤 이렇게 말해. “나 또 헤어졌어. 대체 뭐가 문제야?” 뭐가 문제긴. 그 연애의 유일한 공통점. 바로 나, 나 자신이 문제잖아. 그걸 오답노트처럼 꼼꼼히 생각하고 고쳐야만 우린 더 나은 연애를 할 수 있는데 보통 사람들은 자신에게서 그 문제를 찾지 않고 계속 바뀌는 상대에게서 그 문제를 찾아. 그럼 답이 없어. 변수가 너무 많으니까. 나 역시 그랬어. 나 자신의 문제는 조금도 돌아보지 않은 채 상대방에게서 문제를 찾았지. 그리고 우습게도 복수를 다짐하곤 했어. 그런데 있지. 이 사람은 아닌 거야. 이 사람이 나를 어떻게 바꿔놓았는지는 기억나지 않아.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물들어 있었으니까. 하지만 난 이 사람을 만난 이후 내 연애의 단점이나 고질병을 고쳐나가기 시작했어. 더 이상 억지로 떼를 쓰지는 않게 되었다거나 사람을 이해하는 폭이 더 넓어졌다거나 진짜 헤어질 생각이 없다면 헤어지잔 그런 말은 웬만하면 하지 않는다거나. 그렇게 나는 분명 자라게 된 거야. 나아지게 된 거야. 그래서 헤어지고 난 뒤 다음 사람에게 조금 더 어른처럼 굴 수 있었어. 물론 어른이 되었다고 좀 더 자랐다고 그다음이 완벽한 사랑은 아니었지만. 그건 그냥 운명이었다고 생각해. 그 사람이 내게 최고의 사랑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영원히 함께할 수 없다는 것. 그것 역시 전부 운명이었듯이. 기특하게도 나 이제 그런 걸 알게 되었어.

    - 감히 말할 수 있어요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각자의 시간 속에서 그러나 우린 다 함께 어른이 된 거야. 언젠가 너와 함께 겪었던 고통과 상처들을 씨앗 삼아 이렇게.

    - 다시 봄, 우린 이렇게 어른이 되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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