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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골목도쿄

골목도쿄
  • 저자공태희
  • 출판사페이퍼로드
  • 출판년2019-06-12
  • 공급사(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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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시재생, 근대문화유산을 논하려면 도쿄를 보라!”



    항공기, 밀리터리, 역사, 요리, 청소, 자동차……

    세상의 모든 것을 덕질하는 홍덕인간 공피디의 도쿄골목 탐사기



    ‘덕질로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 홍덕인간(弘德人間) 공태희의 도쿄의 골목과 골목 문화를 덕스럽게(!) 소개하는 책이 나왔다.

    저자의 이력이 정말 특이하다. 200번 넘게 일본을 다녀왔다. 그것도 몇 년 전 200회까지 세어보고 더 이상의 카운트가 의미 없음을 깨달아 멈췄다고 하니 일본 가는 게 우리네 마트 가는 것 같다. 출장 때문에도 자주 가지만 맥주나 커피, 그리고 소소한 생필품을 사러 가기도 한다. 항공권과 숙박비가 워낙 저렴하니 부담이 덜하다. 자연히 일본 덕후를 겸하기도.

    그렇다고 이 책이 한 덕후의 덕질기에 그치진 않는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메트로폴리탄이면서 취향의 다양성 면에서는 뉴욕을 능가하는 도쿄. 쇠락해가는 도시 재생에도 훌륭하게 성공하고 에도 시대의 전통을 여실히 살린 도쿄 골목 문화, 그것을 얄미울 정도로 상품화에 성공한 아베 정부의 관광정책 등 도쿄의 깊은 면모를 덕후의 세밀한 시선으로 다룬다.



    심야식당은 없다!



    저자는 만화, 드라마, 영화로 모두 대박을 터트리고 한국에서도 히트한 〈심야 식당〉의 배경이 된 가부키초의 골든가는 있어도 ‘진짜 심야 식당’은 없다는 말로 책의 포문을 연다. 공식 메뉴는 ‘돼지고기 된장국 정식’이지만 재료가 있는 한 손님이 원하는 모든 것을 요리해준다는 ‘심야식당’도 없고, 심야에 서로를 살갑게 맞아주고 챙겨주는 손님이 있는 식당도 없다는 것이다. 이를 관광 상품화한 것에 속지도 말라고.

    역시 한국에서도 유명한, 시즌을 거듭하며 히트하고 있는, 만화 원작의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의 주인공 고로는 ‘고독한 대식가’일 뿐이란다. 만화에 등장하는 식당들도 죽기 전에 반드시 맛봐야만 하는 유명 점포가 아닌 것이 오히려 포인트라고. 드라마에서 소개되는 맛집의 요리들은 대를 이어가는 장인이 발휘하는 혼신의 맛과는 거리가 멀다. 우리가 동네에서 흔히 접하는 동네 밥집이다. 그러기에 식도락을 좋아하는 여행자들은 ’심야 식당, 고독한 미식가 맛집 코스 여행‘에 너무 큰 기대를 걸지 말라는 조언이다.



    ‘오뎅’을 굳이 ‘어묵’으로 고치지 말라?



    요리 덕후가 쓰는 골목 이야기는 아무래도 골목 속 맛집이 절반일 수밖에 없다. 때문에 저자의 ‘미식론’과 ‘맛집론’이 책의 한 축을 이룬다. 가령 이런 것이다. 한국의 신문과 방송은 한글 사랑으로 오뎅을 어묵이나 어묵탕으로 정정해주는데, ‘오뎅’은 어묵 요리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육수에 푹 삶아 육수 맛을 잘 머금은 모든 요리를 지칭한다는 것이다. 오뎅 안에는 무, 두부, 유부, 심지어 토마토까지 있다.

    ‘닮은 듯 다른 맛, 한식과 일식’ 편에서는 일식에 대한 한국인의 불만이 단맛보다는 짠맛에 있다며, 결론적으로 일식은 짜지 않다고 주장한다. 저자의 말에 의하면 이는 짠맛의 객관적인 농도보다 감칠맛의 중층 레이어를 이룬 농후한 맛을 얼마나 잘 구분할 수 있는가의 문제다. 한국인에게 비빔밥이 결코 하나의 맛으로 설명될 수 없듯, 일본의 매실 절임인 우메보시도 일본인들에게 짠맛보다는 기분 좋은 신맛의 대표 음식이라는 점 등은 독자들이 신선하게 느낄 정보다.

    이 외에도 저자가 추천하는 음식과 식당 정보를 궁금해할 독자들을 위해 ‘내 맘대로 오뎅 랭킹’, ‘이자카야 B급 구루메 대격전’, ‘공피디 따라 도쿄 골목 탐험’이라는 제목의 부록을 책 곳곳에 수록했다.



    별의별 취향이 존재하는 어엿한 생활 공간, 골목

    서울에서 사라져 가는 ‘살아있는 골목’



    저자는 서울에서 골목길을 찾기 힘들다고 말하지 않는다. 오래된 동네의 오래된 골목길, 무심한 듯 오랜 시간 골목을 지켜 온 가게들과 집, 거주민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말한다.



    “익선동의 부상은 여느 핫플레이스의 성장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개발이 나쁜 것만은 아니지만, 골목과 골목길이 각광받기 시작하면 정작 그곳에 살고 있던 사람들이 가장 먼저 골목에서 쫓겨납니다. 이래서야 대체 누굴 위해 개발이 필요한 것일까요.”

    _여는글 중에서



    『골목 도쿄』는 쇠락한 도시를 재개발한다는 명목으로 기존의 것을 싹 쓸어버리고 대형건물만 채우기 바빠 소멸하여가고 있는 서울의 골목과 대비되는 공간으로서 도쿄의 골목을 바라본다.

    ‘에도 제일 번화가-니혼바시’ 편에서는 에도시대 최대의 상업 중심지였으며 현재는 도쿄 도시재생의 모범사례로 자주 등장하는 니혼바시의 역사와 그 속에서 130년을 버틴 스시 노포 이야기를, ‘세계술집유산’ 편에서는 서울에서 안타깝게 사라져버린 피맛골이 꿋꿋하게 살아남았다면 비슷한 풍경이었을 신주쿠의 오모이데 요코초 골목 이야기를 다룬다.

    이 책은 한 자리에서 몇 대째 같은 가게를 지키는 사람들로 가득한 도쿄 골목 한가운데로 독자를 초대한다. 우리가 도시를 확장하고 높이기에만 바쁜 대신 그곳에 어엿한 골목이 들어갈 공간을 만들지 않은 것은 아닌지 묻는 책이 될 것이다. 그 점에서 ‘이 책은 일본의 감성을 완벽하게 이해한 덕후 아재의 일본 문화 교량서’라는 탁재형(팟캐스트 〈탁PD의 여행 수다〉 진행자)의 추천사가 설득력 있다. 도쿄 골목 가이드로도 꽤 쓸만하다.



    ┃책 속으로┃



    역시 최고의 골목길은 오래된 골목길이 아닐까요? 1층에는 가게가 있고, 2층에는 가게 주인가족이 3대째 살아가고 있는 그런 골목길 말입니다.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일본의 진짜 모습은 그런 골목길과 거기 무심한 듯 서 있는 술집 이자카야와 동네식당들입니다. 정갈한 분위기가 요리에 그대로 녹아드는 매력 만점인 곳. 무뚝뚝한 중년 아저씨가 반말을 섞어 응대하는 모양새가 또 박력 만점인 곳. 미인 오카미상(가게 여주인)이 나긋한 목소리로 술과 음식을 내주는 곳도 제법 풍류가 넘치죠.

    -‘여는 글-도쿄의 골목, 취향의 천국’ 중에서(9p)



    취향의 다양함에서 우리는 아직 도쿄에 다다르지 못했습니다. 사실입니다. 식재료를 예로 들었지만 식재료 대신 패션, 인테리어, 공구, 키친웨어, 사무용품 그 어떤 것을 대입해도 도쿄의 다양성은 엄청납니다. 그 점에서는 뉴욕을 능가할 정도죠. 일본인은 마치 디자인에 목숨을 건 사람들처럼 보입니다. ‘아무리 기능적으로 훌륭해도 디자인이 예쁘지 않다면 필요 없어’란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훌륭한 디자인은 사용자에게 취향의 증진을 선물합니다.

    -‘여는 글-도쿄의 골목, 취향의 천국’ 중에서(14p)



    골든가를 닮은 골목길 설정을 빼고 〈심야식당〉의 대부분은 판타지다. 드라마적 상상력과 낭만이 지나치게 반짝일 뿐으로, 신주쿠 가부키초만이 아니라 일본 전국 어디에도 이런 식당은 없을 것이다. 〈심야식당〉은 수상쩍기로 일본 제일의 가부키초 골든가라는 배경에, 합법과 불법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하게 하루를 견뎌내는 서민들의 고단한 삶이 만들어낸 판타지다.

    _‘고독한 미식가, 그것도 없어요’ 중에서(30p)



    도쿄와 일본이, 우리보다 대단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들이 우리보다 훨씬 먼저 대규모 도시개발을 하고서도 여전히 골목길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뿐이다. 도쿄의 번화가와 대로에는 눈부신 네온 아래 뽐내듯 서 있는 훌륭한 가게가 많다. 그런데 그런 가게만 훌륭한 것이 아니라 도쿄 곳곳의 골목길에 있는 동네식당도 충분히 멋지다. 그게 조금 부럽다는 것뿐이다.

    _‘고독한 미식가, 그것도 없어요’ 중에서(39~40p)





    긴자 탐험의 진짜 재미는 미하라바시 지하상가에 숨어 있었다. 각종 일본 관련 뉴스와 영화, 드라마에서 수없이 봤던 긴자4번가를 걷다가 지하로 내려오면 마법 같은 공간이 펼쳐졌다. 계단을 몇 개 내려왔을 뿐인데 시간이 단숨에 60여 년 전으로 돌아갔다. 바로 코앞에 일본 최고의 물가를 자랑하는 와코 백화점과 미츠코시 백화점이 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_‘'긴자 오브 긴자'의 지하골목’ 중에서(113p)



    정말 친한 일본 친구들에게 가끔 하는 이야기가 있다.

    “일본에는 술을 마실 수 있는 곳이 정말 많아. 그게 참 좋단 말이지.”

    이 말을 들은 일본 친구 대부분은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세계에서 러시아 다음의 음주량을 자랑하는 나라 출신 주제에 무슨 말이냐 싶은 거겠지.

    _‘술집과 식당의 절묘한 밸런스, 이자카야’ 중에서(169p)



    한국과 일본의 요리는 전 세계 문화권에서 상호 호환성이 가장 높은 편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두 나라는 기후나 지형이 비슷한 편이고 그에 따라 식재료가 상당히 비슷한 편이다. 두 나라 모두 기본적으로 간장과 된장을 음식에 빈번히 사용한다. 게다가 은은한 감칠맛을 얼마나 끌어올리느냐를 미식의 기준으로 평가하는 문화적 배경도 유사하다. 물론 완전히 같은 종류의 인공 조미료를 쓰고 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_‘닮은 듯 다른 맛, 한식과 일식’ 중에서(242p)



    일본을 지나치게 좋아하거나 턱없이 무시하거나, 이런 단계는 졸업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있는 그대로의 일본을 보려 노력한다. 재미있는 건 일본에 대한 정보와 지식이 쌓이면 쌓일수록 우리나라에 대한 이해도 같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일본을 잘 보면 볼수록 한국이 더 잘 보인다. 가끔씩 일본이 한국의 오래된 미래처럼 보일 때가 있다. 그것도 이미 시작한 지 오래된 미래 말이다.

    - ‘일본, 우리의 오래된 미래’ 중에서(32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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