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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10가지 키워드로 읽는 시민을 위한 조선사

10가지 키워드로 읽는 시민을 위한 조선사
  • 저자임자헌
  • 출판사메디치미디어
  • 출판년2019-07-26
  • 공급사(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5)
  • 지원단말기PC/스마트기기
  • 듣기기능 TTS 지원(PC는 추후 지원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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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우리는 아직도 조선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는가?

    성숙한 시민으로 거듭나기 위해 오늘의 10가지 키워드로 조선을 보다



    우리가 현실 정치가 답답할 때 조선 왕의 리더십을 그리워하고, 암울한 현실을 ‘헬조선’이라고 자조하는 이유는 심정적으로 조선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민주공화정인 대한민국에 살면서 간혹 아직도 왕정국가 조선의 백성으로 살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조선과 대한민국이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지 반성적으로 돌아봐야 하는 이유다. 이 책은 기본소득, 국제외교, 적폐청산, 페미니즘 등 오늘날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중요 키워드 10가지를 통해 오늘의 시선으로 조선을 돌아본다. 과거(역사)와 현재(시사)를 상호교차해 반성적으로 살피면서 독자들이 조선과 온전히 이별할 수 있게 하고, 오늘날 민주시민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왜 ‘헬대한민국’이 아니라 ‘헬조선’인가?

    현재의 시선으로 조선을 반성적으로 사고하고

    오늘을 사는 민주시민의 길을 모색하다!



    간혹 사람들은 현실의 정치가 답답할 때 세종이나 정조의 리더십을 호출하고 그리워한다. 대통령의 능력이나 품성, 자질 등을 비판할 때 조선시대 임금의 리더십을 예로 들고 그로부터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기에는 커다란 오류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늘날 조선시대의 임금에 대응되는 존재는 대통령이 아닌 다수의 국민이기 때문이다.

    왕정이었던 조선의 정치적 주체는 누가 뭐래도 임금이었고, 민주공화정인 대한민국의 주체는 국민이다. 지극히 당연한 명제 같지만 실은 많은 사람들이 이를 혼동하고 있다. 대통령은 국민의 권력을 위임받은 대리자일 뿐, 민주공화정의 주체가 아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무의식중에 임금과 현대의 대통령을 동일시한다.

    저자는 이러한 현상의 근본적인 원인은 우리가 아직 심정적으로 조선과 제대로 결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갑작스런 망국과 일제의 국권 침탈, 해방 직후 벌어진 동족상잔의 비극으로 조선을 제대로 마무리할 겨를도 없이 민주공화정인 대한민국으로 넘어왔기 때문이다. 왕정과 민주정은 전혀 다른 정치체제임에도 사람들은 이 둘이 마치 같은 것인 양 오류를 범하게 되고, 간혹 ‘민국’의 주인이 아니라 여전히 ‘왕국’의 백성으로 살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오늘날의 답답한 현실을 ‘헬조선’이라 자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책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조선과 대한민국은 결코 일대일로 대응될 수 없으므로 이 둘이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지 반성적으로 돌아봐야 한다. 현재의 시선으로 조선(역사)을 바라보며 과거 사건의 원인과 과정, 결과에 접근하고 그 안에서 다시 현재(시사)를 되짚어봄으로써 오늘의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찾으려는 시도이다. 독자들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왕정이 아닌 민주공화정의 주인으로, 오늘을 사는 ‘시민’의 길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주권의식, 국제외교, 기본소득, 세대갈등, 페미니즘 등

    오늘날의 핵심 키워드 10가지로 조선을 다시 보다



    이 책은 오늘날 한국 사회의 키워드 10가지를 통해 조선을 들여다본다. 바로 주권의식, 국제외교, 페미니즘, 기본소득, 정치개혁, 세대갈등, 적폐청산과 정권교체, 개인과 국가의 관계, 정당정치, 법치국가 등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규정하는 핵심 요소이거나 시사적으로 민감한 이슈들이다.

    저자는 이 10가지 키워드를 통해 조선 역사를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본다. 오늘날의 시선으로 볼 때 조선의 강점은 무엇이고 한계는 무엇인지 살피면서 동시에 그 안에서 어떤 요소를 현재에 적용할 수 있는지 모색한다. 예를 들어 조선 조정이 200여 년에 걸쳐 백성 삶의 질을 높인 대동법을 통해 오늘날 첨예한 이슈인 기본소득 문제를 돌아보고, 문정왕후의 수렴청정과 외척정치는 조선이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질서 아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고 그로 인한 한계가 무엇이었는지를 지적하며 오늘날 격렬하게 진행되는 페미니즘 논쟁을 말한다. 또한 시대와 외부환경의 변화를 읽어내지 못한 탓에 임진왜란, 병자호란을 겪어야 했던 조선의 역사에서 남북관계, 북미관계 등으로 요동치는 오늘날의 국제외교 상황을 논하고, 조선의 붕당정치를 통해 왜 한국 사람들이 짧은 민주주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정당과 당파의 개념에는 비교적 익숙한지 설명한다. 이처럼 조선과 대한민국을 상호교차해 봄으로써 어느 한쪽이 옳고 그르다고 가치판단 하지 않고 두 시대를 입체적으로 살핀다. 더불어 조선의 업적과 한계를 조망하고 여기서 어떤 교훈을 얻어 어떻게 올바른 민주시민으로서 살아갈 것인지를 고민한다.



    “조선은 유교 때문에 망했다?”

    유교국가 조선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고

    그 안에 담긴 당대의 가장 혁신적이고 새로운 사상을 제시하다



    저자는 우리가 조선에 대해 갖고 있는 부정적인 시선은 대부분 유교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한다. 조선이 건국하면서 내세운 근본이념이자 나라가 망하는 순간까지도 고수했던 가치이니 조선과 유교를 떼놓고 생각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유학을 낡고 고리타분한 것이라 생각하지만 이 책은 유학은 당대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치열하게 고민한 결과물이며, 그 안에는 당시로서는 가장 혁신적인 생각이 담겨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조선이 고려를 무너뜨리고 건국할 때만 해도 모든 것이 활기차고 생명력이 넘쳤으며, 세계사에서 유래가 없을 정도로 분명한 사상과 방향성을 바탕으로 설계된 나라임을 강조하면서 오늘날의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 많다고 역설한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조선의 근본이념이었던 유교를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조선에서 우리가 교훈으로 삼을 수 있는 요소가 무엇인지 판단하는 논거를 찾기 위한 첫걸음이다. 이처럼 이 책은 유교에 덧씌워진 오해를 걷어내고, 독자들로 하여금 조선왕조 500년을 이끈 사상과 정신의 정수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 책 속으로



    역사와 시사가 어떤 점이 같고 다른지, 이 나라의 주인으로서 왕조 역사에서 무슨 교훈을 얻을지 오늘의 시각에서 써내려간다면 역사가 새롭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가능한 한 조선을 입체적으로 그리려고 노력했다. 현재의 시선으로 조선의 잘잘못을 따지기보다 그 시대의 시선으로 되도록 그 시대에 충실하게 사건의 원인과 과정, 결과에 접근하려고 노력했다. 당대의 눈으로 그리고 다각도로 들여다보려고 노력하는 게 그 시대에 대한 예의이며 동시에 오늘의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할 실마리를 얻는 데 좀 더 유용한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10~11쪽)



    어떤 사회든 사람이 모여 서로 존중하는 법을 배우고 평등하게 말하고 견제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건강해진다. 시간이 걸릴지라도, 그 과정이 지난할지라도 이것이 나라의 뿌리가 가장 강해지는 길이다. 평범한 ‘나’가 나라의 주인이 되는 세상을 살아본 경험이 긴 역사에 비해 너무 짧다. 그러나 그 평범한 ‘나’가 주인으로 살아가는 세상이 백성으로 살아가는 세상보다 얼마나 안전하고 풍요로운지 그 짧은 세월 속에서도 우리는 직접 경험하고 있다. 무엇보다 ‘공(公)’이라 불리는 권력자를 위해 ‘백성’이 무조건 희생당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다. 또 지도자를 우리 모두의 손으로 뽑아 세웠기 때문에 그들의 잘못에 책임을 물을 수 있다. 평범함이 평등하게 가치를 인정받는 세상이 된 것이다. 민주주의의 탈을 썼을 뿐 이 체제가 어떻게 기능하는지, 어떤 가치를 갖는지 제대로 알지 못해 권리보다 의무를 강요당하면서도 “왜?”냐고 묻지 못했던 시절을 평범한 우리는 점점 극복해내고 있다. (40쪽)



    조선시대 내내 끊임없이 상소와 차자로 국정 전반에 걸쳐 어떤 일이든 문제가 제기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법보다 우위에 있는 유교적 가치 덕분이었다. 조선 중기를 거쳐 후기로 넘어가면서 지방에 사는 유생까지도 글을 배운 사람이라면 모두 상소 쓰기에 동참했다. 유교적 가치 자체에 강제할 어떤 물리적 힘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들은 그 가치에 동의했고, 그 동의는 현실적 실천으로 나타났다. 개인의 삶도 공동체의 삶도 이 바탕 위에 서 있었다. 그 덕분에 500년 동안 그 가치는 현실의 삶을 규율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근본적인 힘으로 작용했다. 오늘날 우리의 민주주의 가치가 보존되는 원리와 비슷하다. (62~63쪽)



    우리가 페미니즘 논쟁에 관심을 두어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단순히 ‘남자 대 여자’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약자들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는 갖가지 불평등한 구조에 놓인 약자들이 있다. 그 구조가 어떻게 생겼는지는 고려하지 않고 평등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약자가 유난히 튀는 목소리를 낼 경우, 그 사람은 또 다른 한 사람의 문정왕후에 그칠 확률이 높다. 구조적 모순과 한계에 대한 근본적 성찰 없이 그의 부족함만 비난하고 끝나버리는 것이다. (96쪽)



    우리에게는 이익보다 옳음, 돈보다 사람다움을 추구했던 오래된 미래가 있다. 왜곡되기도 했고 교조화되기도 했으며, 가장 큰 한계인 신분질서의 폐해 때문에 가르치는 자가 본을 보이지 않는 모순을 겪기도 했지만 우리는 이제 평등의 시대에서 산다. 가장 큰 한계를 극복한 시대를 살고 있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그러므로 우리에게는 인간의 가치를 높이 샀던 옛 전통을 바르게 되살려 오늘에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 정신적 전통으로 그동안 겪어온 아픔을 새롭게 해석한다면 우리는 세계에 전혀 다른 가치를 선보일 수도 있다. (129~130쪽)



    대동법은 제도의 문제점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고 해결 방안을 법제화해 농간의 여지를 줄이는 방법으로 문제에 접근했다. 그것도 엄청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말이다. 그리고 수많은 시행착오에도 쉽게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개선 방안을 모색했다. 비록 굼벵이처럼 느려 20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지만 끝내 개혁은 성공했다. 그 결과 백성의 세금이 80퍼센트 가까이 줄어들었다. 80퍼센트는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수치다. 그리고 이처럼 나라의 근간이 되는 백성의 삶이 안정되었기에 전란과 자연재해까지 당해 쑥대밭이 되다시피 했으나 조선이 계속 유지될 수 있었다. (151~152쪽)



    조선은 상당히 세련된 정치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붕당정치는 현대의 정당정치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이념, 인재, 조직력, 네트워크 등 어느 하나 뒤지지 않는다. 당시 교통이나 통신이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이 뒤떨어졌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들의 네트워크와 현실 참여도는 지금보다 훨씬 탄탄했다고도 할 수 있다. 학문이 이들의 배경이므로 스스로 인재를 양성해 국가의 재목으로 성장시키는 능력이 있었다는 점도 상당히 매력적이다. 우리가 민주주의 자체에는 낯설어도 정치 요소 자체에는 익숙할 수 있었던 이유다. (211쪽)



    조선이 500년이라는 유구한 역사를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렇게 처음부터 설정해놓은 확실한 방향성 덕분이 아니었을까? 건국 후 부랴부랴 만들어낸 방향성이 아니라 이전의 나라보다 더 나은 나라, 평범한 백성이 살 만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방향성. 그 방향이 옳았기에 후대의 왕과 신하들은 항상 더 나은 방안을 내놓아야 했다. 조선을 어떤 나라로 이끌어가겠다는 청사진 없이는 왕은 신하를 이길 수 없었고 신하는 왕을 이길 수 없었다. 왕조시대에 보잘것없는 집안에서 태어난 개인도, 그 꿈을 사(私)가 아닌 공(公)으로 시야를 넓힌다면 찬란하게 펼칠 수 있다는 사실을 정도전은 자신의 삶으로 증명해 보였다. (242쪽)



    아무리 지혜롭고 똑똑해도 잘못을 잘못 아닌 것으로 만들어 내일을 윤색할 수 있는 왕은 없었다. 과거의 잘못은 잘못한 것으로 확실히 끊어내야 산뜻하게 가벼운 걸음으로 미래를 향해 갈 수 있다. 어물쩍 넘어가며 잘못된 용서로 회칠하려는 시도가 우리 사회를 얼마나 병들게 했는지 우리는 너무나 잘 안다. 과거의 잘못이 깨끗이 정리되고 죗값을 치러야 할 사람들이 남김없이 죗값을 치를 때 비로소 진짜 용서를 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선량한 일반 사람들이 그 열매를 얻는 단순한 정의가 살아날 때 우리는 비로소 진짜 내일에 가서 닿을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말뿐이 아닌 진정한 적폐청산이다. (297쪽)



    출구와 상상력을 제시할 책임은 바로 우리 자신에게 있다. 18세기에 위기와 가능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내일을 준비하지 못하고 결국 망국으로 치달은 조선의 역사가 안타깝다면, 지금은 오늘에 대한 안목을 갖추기 위해 우리 각자 노력해야만 한다. 왕정에서도 왕과 중앙의 권력자들에게만 기대다가 나라가 기울었는데 민주국가인 지금에야 더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30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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